[한국대학신문 황성원 기자] “주말마다 미국 유타주에 있는 공공도서관 네다섯 군데를 직접 찾아갔어요. 사진도 찍고, 사서에게 도서관 일에 관해 물어보기도 했죠. 제가 하고 싶었던 일에 이렇게 적극적이었을 때가 있었을까 싶어요”
대학 졸업 후 바로 취업에 성공한 사람이 있다. 청주대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한 JJB씨다. 그녀는 지금 인천 영종 도서관에서 일을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됐다. “빨리 취업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요? 외국에서 있었던 제 특별한 경험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눈을 반달 모양으로 접으며 활짝 웃는다. 2016년 여름, 졸업 학기를 맞은 백씨는 인터글로벌 교육그룹 INX-Regent's 한국대표부와 청주대 국제교류처가 공동 진행한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에 눈을 돌렸다. 4학년 1학기 어린이 도서관에서 현장 실습을 하면서 외국 도서관은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미국 중서부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어학연수와 인턴십을 할 수 있는 16주 과정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8주 동안 영어를 배우고 나머지 8주 동안 지역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일했어요. 외국 친구들과 팝송 립싱크 대회도 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와 소개도 하는 식의 활동을 했어요. 그때 김치부침개를 만들어갔었는데 인기가 장난 아니었죠(웃음) 아마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영어에 귀와 입이 트인 것 같아요” 그녀는 낮에는 수업을, 저녁에는 인턴십을 위해 자기소개서와 인터뷰 준비에 열중했다. 말 그대로 ‘주경야독’이었다. “초등학교 도서관 면접을 볼 때 왜 이 일에 지원했는지, 이 일에 얼마나 이해가 깊은지 심층적으로 물어봤어요. 상투적인 질문이 아니라 ‘하는 일’에 중점이 맞춰져 있었죠. 면접관이 인터뷰를 끝내고 ‘지원해줘서 고맙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을 들으니 긴장된 마음이 탁 풀렸죠” 그녀는 미국으로 간 지 6주 만에 초등학교(Elementary School) 도서관에서 저학년 아이들의 학습 지도와 도서 정리를 맡았다. 그중 그녀가 중점적으로 한 도서 제적 업무는 더는 쓰지 않는 책을 골라내는 일이었다. 선별된 책은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무료로 가져갈 수 있었다. “미국에선 제적 도서를 가득 쌓아두면 그다음 날 싹 사라져요. 반면 한국 도서관은 제적 도서를 주로 폐기하죠. 나눔을 하더라도 낡은 책을 준다는 인식 때문에 학부모들이 좋아하지 않아요. 또 미국은 한국과 다르게 도서관에서 책을 팔아요. 도서관 안에 미용실과 꽃집도 있어요.(웃음) ‘책과 꽃을 함께 선물하세요’라는 식인데 문헌정보학을 공부했지만 이런 도서관은 생전 처음 봤어요” 워낙 책을 좋아했던 그녀는 학창시절 도서부에서 활동하며 전공도 선택했고 진로도 정했다. 대학 내내 관련 학문을 공부했지만 이번 해외 인턴십 프로그램 덕분에 보는 눈이 훨씬 ‘깊어졌다’고 말한다. “세상을 넓게 볼 기회였어요. 짧은 시간에 시야가 훨씬 깊어진 느낌이에요. 저만의 ‘망원경’을 찾은 기분. 딱 그 느낌입니다” 그녀는 한국에서 경력을 쌓은 다음 또 떠날 생각이다. “이번 인턴십으로 인연을 맺은 인터글로벌 리젠츠 한국대표부를 통해서 영국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어요. 일 년이나 그 이상도 생각하고 있어요. 처음엔 두려웠지만 이번 인턴십 경험으로 해외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싶은 욕심도 생겼거든요. 해외 인턴십을 알아보는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지금 서 있는 곳에 구애받지 말고 도전하라고요. 저도 해냈는 걸요” <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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